이 글은 GPT와 글쓰기를 시도하면서 내가 발견한 구조에 대한 이야기다. 단지 글을 잘 쓰는 걸 넘어서, ‘기획자 없이도 글을 잘 쓰는 구조’를 만들기 위한 시도였다. 핵심은 챗GPT에게 두 가지 역할을 나눠주는 것이었다.

문제는 항상 ‘기획의 빈자리’였다
사람들은 챗GPT에게 말한다. “운동에 대한 글을 써줘.” 챗GPT는 글을 쓴다. 하지만 그 글은 늘 평범하다. 왜냐하면 기획이 빠졌기 때문이다. 기획 없는 글은 문장만 존재할 뿐, 의도와 맥락이 없다.
나는 질문했다. 그렇다면 GPT가 스스로 기획할 수는 없을까? 그렇게 시작된 것이 ‘GPT 이중 역할 구조’다.
두 개의 GPT, 하나의 대화
이 구조는 이렇게 작동한다:
- 기획자 GPT: 글을 쓰기 전에 질문한다. “누구를 위한 글인가요?”, “어떤 관점으로 쓸까요?”, “어떤 감정선을 원하시나요?”
- 사용자 대변 GPT: 위 질문에 답한다. 마치 일반 사용자가 말하듯이.
그리고 진짜 사용자인 나는, 이 둘의 대화를 지켜보며 중간에 ‘승인’하거나 ‘수정 요청’만 한다. 즉, 사용자의 부담 없이 기획이 이뤄지는 구조가 완성된 것이다.
예시: 운동 주제 글을 만들기까지
내가 “운동에 대해 써줘”라고 말하자, 기획자 GPT가 물었다:
어떤 관점에서 운동을 다룰까요? 정신 건강, 시간 관리, 효율성 중에서 골라주세요.
사용자 대변 GPT는 답했다:
정신 건강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요. 요즘 지친 사람들이 많은데, 그들에게 운동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중심으로요.
기획자 GPT가 다시 나에게 물었다:
이 관점으로 글을 진행해도 괜찮을까요?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.
나는 “좋아요”라고 답했다. 이 흐름만으로도 내 머릿속 기획이 구체화되고 있었던 것이다.
이 구조의 장점은?
- 사용자가 기획을 하지 않아도 된다
- AI 스스로 기획의 틀을 잡고 사용자와 협의한다
- 기획 품질이 질문-응답 반복을 통해 점점 올라간다
무엇보다 중요한 건, 이 흐름이 자연스럽다는 점이다.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단지 질문에 ‘예/아니오’로 답하는 과정인데, 어느새 콘텐츠의 기획이 완성되어 있다.
글쓰기는 ‘혼잣말’이 아니라 ‘대화’다
나는 이 구조를 통해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. 좋은 글은 혼잣말에서 나오지 않는다. 그것은 질문을 받아야 하고, 피드백을 거쳐야 하고, 구조를 조율해야 하는 ‘대화의 결과물’이다.
AI는 더 이상 단순한 작성기가 아니다. 내가 방향을 짚지 않아도, 스스로 질문하고 구조를 짜며, 나에게 확인을 요청하는 협업자다. 이 이중 역할 구조는 단지 기술이 아니라, 새로운 창작 방식이다.
질문을 못하면 AI는 멍청해진다 시리즈
이 시리즈는 ‘AI는 글을 대신 써주지만,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’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. 질문을 잘하지 못하면 AI는 그저 피상적인 문장 생성기로 전락합니다. 그래서 저는 AI에게 ‘기획자 역할’을 부여하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습니다.
- AI가 글을 써준다는데, 왜 만족스럽지 않을까
- 좋은 프롬프트가 좋은 글을 만든다는 착각
- 기획은 누구의 몫인가 – 인간이냐, AI냐
- 나는 이렇게 GPT에게 두 개의 역할을 줬다
- 이 방식이 강의가 되고 상품이 된다면